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저자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출판사
솟을북 | 2007-11-3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좌절과 절망의 길에서 평온을 위해 떠난 여행기『먹고 기도하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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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책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는' 여정을 차례대로 담고 있다. 내 눈에 들어온 건 '이탈리아에서 먹는' 내용 뿐이었지만. 


일반적으로 미국인들은 긴장을 완전히 풀고 순수한 즐거움을 누리는 일에는 소질이 없다. 미국은 오락을 추구하는 나라지만, 즐거움을 추구하는 나라는 아니다. 포르노에서 테마파크, 전쟁에 이르기까지 미국인들은 스스로를 계속 재미있게 하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지만 그것이 순수한 즐거움과 같은 맥락은 아니다.

오늘날 미국인들은 지구상의 누구보다도 더 많이, 오래 일하며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나 루카 스파게티가 지적했듯이 우리가 그걸 즐기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의견을 뒷받침하는 놀라운 통계 결과에 따르면 많은 미국인들이 집에서보다 사무실에서 더 큰 행복감과 성취감을 느낀다고 한다. 그렇게 죽어라 일한 후에는 완전히 녹초가 되어 주말 내내 파자마 차림으로 돌아다니며, 시리얼은 상자째 먹고, 가벼운 코마 상태에서 TV를 바라보는 것으로 소일한다. (물론 이것도 일하는 것과 반대이긴 하지만, 뭔가를 즐긴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98) 미국인들에 대해서도 이렇게 진단하는데 한국인들에 대해서는 어떨까? 웁스. 쟤네는 도대체 왜 사는거냐 하겠군. 


'벨 파 니엔티(bel far niente)', '빈둥거림의 미덕'은 이탈리아인들이 언제나 소중히 간직해 온 고귀한 개념이다. 그들에게 빈둥거림의 미덕은 모든 노동의 목표이자, 가장 축하해야 할 최종 업적이다.(99)

 

내 경우 쾌락 추구의 최대 장벽은 내 안에 뿌리 깊이 박힌 청교도적 죄의식이다. 내가 정말 이 쾌락을 누릴 자격이 있을까? 이것 역시 지극히 미국인다운 생각이다. 내가 이런 행복을 누리기 위해 열심히 일했는지 아닌지에 대한 불안감. (99) 웁스. 이것도 한국인들에게 완전히 해당되는 진단. 나와 같은, 저자처럼 부지런하게 사는 것도 아닌 주제의 '일꾼'들도 가끔 이런 죄책감을 느낀다. 


피제리아 다 미쉘 (Pizzeria da Michele). 난 이 피자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실제로 이 피자도 날 사랑해줄 거라고 믿는 환각 상태에 빠져버렸다. 나는 이 피자와 연애를 하고 있었다. 거의 불륜이나 다름없는 연애를. 그 동안 소피 역시 눈물을 글썽이며 피자를 먹고 있었다. 그녀는 형이상학적 위기를 겪으며 내게 질문을 던져댔다.

"대체 스톡홀롬에서는 뭐 하러 피자를 만드는 걸까? 아니 스톡홀롬 사람들은 뭐 하러 굳이 음식을 먹는 걸까?" (125) 이게 전혀 과장이 아니라는 것을 이탈리아에서 피자를 먹어본 사람으로서 확신한다. 여기 못 가 본게 너무 아쉽지다. 그러나 줄이 너무 길었다. 흑.


"Parla come magni", '먹듯이 말하라'. 뭔가를 거창하게 표현하려고 애를 먹을 때, 적당한 말을 찾고 있을 때 해당되는 조언으로 로마 음식처럼 간결하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라는 뜻이다. 대단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려 하지 말고, 그냥 테이블에 올려놔. (136)


볼로냐는 너무도 아름다워서 그곳에 머무는 내내 난 볼로냐 예찬가를 부르고 다녔다. 사랑스런 벽돌 건축물이 있고, 부유하기로 유명한 볼로냐는 전통적으로 '빨강, 부유함, 아름다움' 으로 불렸다. (153) 다음에 꼭 가보겠다!


※ 루이기 바르치니, 이탈리아인들

Posted by 소년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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