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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01.12 눈물을 마시는 새
  2. 2023.01.12 피를 마시는 새

눈물을 마시는 새

2023. 1. 12. 08:33

"술이 뭔데요?"

"차가운 불입니다. 거기에 달을 담아 마시지요." (1:384)

 

당신에게 적의가 없다 하더라도, 고생해 가며 저런 성벽을 쌓은 자들의 눈 앞에서 그것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 보여주는 건 분명 무례한 일일 거요. (1:495)

 

물론 도깨비들은 우연의 주관 하에 어쩌다가 만들어낸 작품이라 해서 그 딱정벌레를 폄하하지는 않았다. 도깨비들의 속담에 따르자면 '길에서 돈을 주우려면 최소한 발 아래는 살펴야 하는' 것이다..... 행운도 그걸 찾아 다니는 사람에게 깃드는 것이다. 뒤집어 말한다면, 행운이 노력하는 자의 위대함을 깎아내리지는 않는다는 말도 된다. (2:105)

 

"여행자란 자신의 목적을 위해 길을 걷는 자들입니다."

"그럼 우리 유료 도로당은 무엇인지 말해 주겠소?"

"우리는 길을 준비하는 사람들입니다."

"누구를 위해?"

"자신의 길을 걷겠다는 의지를 가진 사람들을 위해." (2:123)

 

네게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그 '남성미'를 그렇게 표현하고 싶다면, 우리 사회가 아직 남자들에게 '남성미에 대한 찬사와 존경'이라는 웃기는 대가를 지불하고 나서라도 남자들에게 수컷 역할을 맡겨야 할 만큼 원시적이라는 사실에 고마워하도록 해라! (2:160)

 

혼인 제도는 수컷에게 이 위험을 분담하게 하는 제도다. 즉 먹이를 구해오고 적대적 환경에 맞서 투쟁하는 등의 역할을 남자가 담당함으로써 보다 안전한 재생산을 꾀하려는 제도가 우리의 혼인 제도다. 이것은 이를테면 어미와 새끼라는 기본적인 가족 구조에 수컷이 편입된 형태라 할 수 있다. (2:160)

 

내가 있어 세상이 아름답다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세상에 내가 있음을 깨닫기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그것은 자기 부정도, 자기 비하도 아니다. '내'가 없어도 세상은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나'의 결여는 여전히 큰 문제였다. 왜냐하면 세상은 모두 '나'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2:389)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얻기 위해 그녀들이 한 일이라고는 태어나는 것밖에 없었다. 그랬기에 그녀들은 단지 존재하는 것 이상의 노력을 들여서 뭔가를 얻는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비아스처럼 야심찬 여자마저도. (2:440)

 

숙원을 걸머지고 오만하게 걸어가는 거인들 (2:451)

 

거짓말은 거대하면 거대할수록 더 거짓말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2:486)

 

우리가 다루어야 하는 것은 지도자를 잃고 주춤거리고 있는 대중이라고 가르쳐주더군요. 그리고 대중에겐 가장 큰 거짓말이 가장 훌륭한 설득 도구라는 것도 가르쳐주었습니다. 대중은 진실에는 관심이 없다던가요. (2:493)

 

그는 그의 죄와 함께 살해당했어야 했다.... "만약 그가 행방불명되지 않았다면, 왕의 자리에게 살해당했다면, 그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왕의 죽음을 경험한 북부는 부활의 힘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2:595)

 

재미를 아는 자는 힘의 노예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3:469)

 

예민함과 이해력은, 물론 상호보완적인 것들입니다만 별개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당신을 압니다만 당신을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4:13)

 

그녀의 진심을 오해할 수 없는 륜은, 그렇기에 진심의 무서움 또한 예민하게 느꼈다. 가장 명백한 사실 앞에서도 의심하고 주저할 수 있는 능력은 진실에의 접근을 막지만 동시에 진실의 가혹함에서 사람을 보호한다. (4:42)

 

네 복수에 씨족들이 찬성해 줄 것인가를 걱정하지는 마라. 어떤 자들은 군자연하며 너에게 씨족들은 네가 살아남아서 다시 씨족을 번성시키기를 원할 거라고 말하겠지. 헛소리다. 죽은 자는 죽은 자다. 그런 말에는 늙은 자와 죽은 자를 우상으로 만들지 않으면 살 수 없을 정도로 삶을 무서워하는 나약한 것들의 소리 없는 절규가 배어있다. 네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거라. (4:164)

 

의문 없는 생이 생일까?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설명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우리의 전제가 잘못되었다는 것, 혹은 그 지혜로운 자가 사기꾼이라는 것. (4:227)

 

토끼가 표범에게 불살의 도덕을 말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토끼도 그 말에는 웃을 겁니다. 저는 태어난 대로, 생긴 대로 살라는 소리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이야말로 죄입니다. 자기는 약하니까 표범에게 먹혀야 된다고 믿는 토끼입니다. 토끼는 자신을 부정의 대상이 아닌 긍정의 대상으로 바꿉니다. 표범보다 약한 부정적이고 수동적인 자신을 선택하는 대신 표범보다 작아서 잽싸게 토끼굴로 뛰어들 수 있는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자신을 선택합니다. 도망치는 토끼는 아름답기까지 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어떤 제한도 두지 않습니다.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제한을 두지 않으려 했습니다. 자기 자신이라는, 세상에서 완전히 긍정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대상에게 제한과 족쇄를 두는 것이 죄입니다. (4:334)

 

자기 완성을 위해 살아가는 자를 조심하라... 자기 완성을 위해 살아간다고 말하는 순간 그 자는 자기 부정에 빠지게 됩니다. 무엇인가를 완성하려면, 그것은 아직 완성되지 못한 것이어야 하니까요. 자기 완성을 위해 살아간다고 말하는 순간 그 자의 인생은 완성되지 못한 것, 부족한 것, 불결한 것, 경멸할 만한 것으로 전락됩니다. 이 멋지고 신성한 생이 원칙적으로 죄를 가진 것이라는 판결을 받게 되는 거지요. 그리고 그 자는 다른 사람의 인생마저도 그런 식으로 보게 됩니다. 자기 인생을 뭐라고 생각하건 그건 그 작자의 자유입니다만, 다른 사람의 인생까지 그렇게 보면 문제가 좀 있지요. (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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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년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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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마시는 새

2023. 1. 12. 07:05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의 관습이 엉터리라고 말하는 것은, 그것이 정말 엉터리일 경우에도 무익합니다. (1권:67페이지)

 

"규리하 공, 그런 부당한 조건을 걸어서 당신을 존중하려는 사람을 곤경에 빠트리는 일은 바르지 못합니다. 왜 성의를 가지고 당신을 대하려는 사람을 괴롭힙니까. 당신의 조력자에게 불가능한 일을 부탁하여 그를 좌절시키는 것이 재미있지도, 당신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을 텐데요." (1:186)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나도 한계를 가진 사람입니다. 내 도움을 얻고 싶다면 우선 내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십시오. 그런 것을 인정하지 못하는 무수한 바보들처럼 굴지 마십시오. 그런 바보들이 오해를 만들어 내고, 그런 바보들이 세상이 원래 각박한 것인 양 착각하게 만듭니다." (1:186)

 

산공부사가 아는 도르는 자신의 작위를 사랑했다. 그것은 명예욕이나 권력욕과 달랐다. 명예욕이나 권력욕은 타인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도로에게 타인은 필요없었다. 도르는 자작으로서 행동하고 사고하는 것을 즐겼을 뿐이다. (1:198)

 

종족이나 성별, 부모나 고향 등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그것들은 그냥 받아들여야 해. 그것들이 주는 이익과 마찬가지고 손해도. 그런 손해들에 괴로워할 시간이 있다면 차라리 그 손해를 줄이거나 손해를 이익으로 바꾸는 일을 생각하는 쪽이 낫지. (1:210)

 

지멘은 고민에게 시간을 나눠 주진 않았다. (1:260)

 

상냥함의 이면에는 간혹 거론키 어려운 오만한 감정이 숨어 있는 법이다. '상냥한 사람들이 사는 마을은 모든 사람이 서로를 깔보는 마을' (1:432)

 

보통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과 함께 늙어 가지만 교사들은 항상 젊은이들을 만난다. 하지만 그들은 언제나 가장 전통적인 것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혼자 늙어 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서도 그 느낌과 싸워야 하는, 하지만 또한 자신의 정신은 전통에 묶어 두어야 하는 교사들에게서는 언제나 엉뚱한 시대를 표류 중인 조난자의 냄새가 난다. (1:472)

 

불쌍한 사상적 난봉꾼이에요. 난봉꾼이 이 여자, 저 여자 집적거리듯 제이어는 이 학문, 저 사상을 집적거리죠. 하지만 난봉꾼이 진짜 사랑을 못찾듯 제이어도 자기를 확 불태울 분야를 못 찾았어요. (1:496)

 

"발목에 밧줄만 단단히 묶여 있으면 벼랑에서도 뛰어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죠. 제이어가 그래요. 제이어의 밧줄은 우습게도 자기가 반듯이 실패한다는 믿음이에요. 실패할 것이 뻔하니까 아주 미친 짓이라도 해 볼 수 있다는 거죠." (1:496)

 

"'다른 사람은 감히 못할 일이지만 나는 해도 돼. 나야 원래 실패하는 놈이니까 상관없잖아?' 이거죠. 그리고 실패에 좌절하는 척하면서 다른 실패 거리를 찾아 나서죠. 이번에 제이어가 찾아낸 실패 거리는 제국 멸망이에요." (1:498)

 

우리는 뭐가 뭔지 알 수 없었어요. 어른들은 나가들이 한 하늘 아래 살 수 없는 원수인 양 말했지요. 하지만 우리를 다스리는 것은 나가 황제였죠. 그래서 우리는 아무도 믿을 수 없었어요. 우리는 모순을 받아들이거나 스스로를 가르쳐야 했던 세대에요. 어른들은 앞뒤가 안 맞는 말만 하니 별도리가 없잖아요. (2:193)

 

친구는 그런 거잖아요? 오래 사귈수록 더 서로를 잘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는 사람. 그리고 그 사실에 감사하는 것. 그것은 참 멋진 일이지요. (2:389)

 

"세상에는 반드시 오는 것이 있어. 숙취와 정의의 실현이지." (2:536)

 

어떠한 합리적 이유도 없이 그저 힘을 보여 주는 과시욕은 본능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브릭 자작도 자신이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 능력자인지 궁금해졌다. 이런 심리는 모든 건전한 지배자를 망가뜨리는 병이자 안전한 치유법은커녕 적절한 예방책도 없다. 브릭 자작의 초기 증세는 감동적인 연설로 나타났다. (3:88)

 

그는 짐에게 동의하지 않았다. 아마 끝까지 그럴 것이다. 지알데 락바이는 그런 사람이니까. 하지만 그는 지금 짐을 도울 것이다. 잠시 입을 닫은 채 이 전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고, 전투를 끝낸 다음 다시 짐에게 반대할 것이다. 반대하기 위해서라도 일단은 도울 것이다. (3:172)

 

'어떤 사람의 주변에서 그가 이런 사람이다, 저런 사람이다' 라는 말이 많이 들릴수록 그 사람은 사는 것이 답답하지. (3:292)

 

"비밀스러운 책이나 수수께끼, 비결, 전설 따위에 매달리는 것이 치졸하는 생각을 내가 왜 못했는지 궁금하군. 그것은 인생을 우습게 만들길 좋아하는 자들의 태도야. 마법의 말 한마디로 인생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버릴 수 있다는 식의 나태함과 몽상이지. 이 정도 나이를 먹었으면 진작에 알아차렸어야 하는 일이야. 산다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잖나." (3:369)

 

"산다는 것은 끝이 없는 싸움이야. 모든 적을 일격에 거꾸러뜨리는 무적의 무기 같은 것이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을 쉽게 만드는 최후의 비결도 없어. 그런 것을 바라며 물러나는 것 자체가 이미 싸움에서 지는 것이야. 칼을 움켜쥐고 한 발 더 걸어 나가는 것이 낫지." (3:369)

 

자네는 사악한 자만이 돈을 벌 수 있다는 선입견에 빠져 있군. 그것도 젊은이의 특징이지. 돈은 돈이고 품성은 품성이야. (4:433)

 

옛날 이야기만 하는 노인에게 젊은이들은 짜증을 내지만 절대로 자신의 것이 될 리 없는 것에 사람이 무관심한 것은 당연하다. (4:487)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자들이 영광을 누리고 진짜로 일을 한 자들은 세금 도둑이라는 평을 들어야 제대로 된 정치지. (6:13)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를 사랑할 두 사람은, 바꿔 말하자면 서로의 사랑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걱정 없이 무슨 짓이든 서로에게 할 것이다. (6:77)

 

우리 시대는 우리 것이야. 그리고 우리는 우리 시대의 것이지. 그 둘은 함께 사라질 거야. 그걸 인정하니 못하는 자들에게서 나는 죽음에 대한 케케묵은 기만을 발견해. 누구나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굴고 싶어하지. 그래서 시대의 단절이나 변화를 견디지 못하는 거야. 우리 시대가 사라지면 우리도 사라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겠지. (6:101)

 

지키멜 퍼스는 만인을 통합하여 지배하는 제국이 없어도 사람들은 서로 잘 어울려 살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키멜은 왕국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시오크 지울비는 만인이 동의할 수 있는 정의가 존재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오크는 유료도로당이 여행자들의 목적을 평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풍요로웠던 시대의 아이들이기 때문에 그렇겠지요. (6:116)

 

받아들이는 쪽이 진담으로 받아들였다면 그건 진담이다. 그리고 의도가 있다. 그 추악한 자는 듣는 자들이 진담으로 받아들이길 바라면서 그런 말을 했다. 그러므로 그것은 진담이다. (6:408)

 

시대의 급류에서 빠져나와 강변에 오른다. 그곳에서 젖은 몸을 말리는 동안 도통 기다릴 줄 모르는 급류는 그를 내버려두고 멀어진다. 아이저 규리하에게 일어난 일은 그럿 것이었다. 그것은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괄하이드 규리하는 하얀 수염을 흩날리면서도 시대의 급류를 앞지를 듯이 달려갔고 죽는 순간까지 그러했다. 육체의 문제가 아니라 그 정신이 어떤 시대에 속하느냐의 문제다. (8:256)

 

승리도 패배도 이기려고 노력한 후에 얻는 것이 가치 있습니다..... 승리나 패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기고자 하는 마음입니다. (8: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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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소년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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